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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댁 in 미국 시골/임신.출산.육아 in 미국

8개월 9개월 아기 짜증, 이유식 거부, 낯가림 극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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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주차 원더윅스가 지나가고... (관련글 : 원더윅스 37주차 고비를 넘기다!) 물론, 당시 아기는 37주가 아니었는데, 우리 스노기는 41주차에 태어난 완숙아여서ㅎㅎ 출산 예정일 주로 계산하면 얼추 37주에 가까웠다.


이후, 아기는 혼자서도 잘 놀았고, 나는 집안일을 하거나 컴퓨터를 하는 등 아기와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평화는 잠시, 만 8개월을 넘기면서 슬슬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시키는대로 가만히 있던 아기가 자기 고집이 생기고, 자기 입맛이 생기고, 자기 의지가 생겨버린 것이다.


1. 이유식 거부


콩이건 당근이건 시금치건 주는대로 받아먹던 아기는 이유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스푼으로 먹이려고 하면 입을 꼭 다물고 말똥말똥 쳐다만 봤다. '까꿍', '에취~','붕붕~' 등 아기를 웃겨가며 아기가 웃을 때, 재빨리 입에 퓨레를 넣어주며 2주 동안 먹였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아기는 넘어가지않으려고 노력했고, 나와 남편은 아기 앞에서 깡총깡총 뛰기도 하고, 수저로 비행쇼를 하기도 하며 힘겹게 이유식을 먹였다. 맛있는 걸 줘도 안먹었다.


이유식 먹이는 것이 힘들어질수록, 평상시 아기가 내는 짜증도 잦아졌다. 하루종일 짜증을 내는 통에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혹시 이유식을 억지로 먹여서이지 않을까 싶어, 2끼 연속으로 핑거푸드를 간단하게 주고 먹든 말든 마음껏 하게 냅뒀는데, 어머나! 짜증이 뚝 그쳤다. 


그래서 하루 1번 퓨레 2번 핑거푸드 식으로 주었다. 시간이 좀더 지나자 아기는 스푼에 퓨레를 떠서 먹여주려고 하면 두 손으로 수저를 밀쳐내며 적극적으로 거부했다. 지금은 하루 3번 핑거푸드, 2번 간식도 핑거푸드이다. All 핑거푸드!



스스로 먹고 싶은 걸 집어서 본인의 페이스에 맞게 먹는 다는 사실로 아기는 무척 고무되었다. 음식 하나를 높이 집어들어 자랑하기도 하고, 높은 성취감을 느낀 것 같다.



여행가기 직전이어서 간단하게 식빵, 찐 야채, 과일 정도만 주었다. 왕 편식쟁이에다가 버리는 게 반, 남기는 게 반이지만 식사시간을 무척이나 즐기게 되었고 짜증이 없어졌다. 이제는 보다 다양하게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애써 줘봤자 편식한다고 손도 안되거나 던져버리는 게 대부분!)


2. 낯가림


낯가림은 100일 전후로 생겼던 것 같다. 부모와 다른 사람을 구별하게 되면서 낯선 사람만 보면 울었는데... 갑자기 아기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거나 관찰할 수 있는 거리와 시간을 조금 주면 무서워하지는 않았어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만 9개월 채우는 순간, 낯가림이 심하게 생겨버렸다. 식당에서 종업원이 올 때마다 큰 소리로 울기도 하고, 친한 언니가 집에 놀러와서 4시간 동안 함께 있었는데, 4시간 내내 안절부절하고 우리가 조금이라도 큰 소리로 깔깔 대면 바로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그 다음다음 날, 식당에서도 오랫만에 만난 친구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려버렸다.


급하게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낯가림이나 분리불안이 있으면 애착형성이 잘 된거니 괜찮다는 글도 있고, 그게 아니라 엄마와의 애착형성이 불안정해서 생기는 거라는 이야기도 있고... 아무튼 헷갈렸다.


좋은 이유로 생긴건지 안좋은 이유로 생긴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빨리 극복하고 싶었다. 올해부터는 아기를 차일드케어 child-care 해주는 프로그램에 다니며 나 나름의 시간을 가지려고 계획했고 이미 등록도 했기 떄문에 시급했다. 강제로 낯가림을 없애려고 하면 안된다는 글도 보았는데, 강제까지는 아니고 의식적으로 낯가림을 극복하려 애를 썼다.




일단 기본적으로 매일 1번씩은 외부 사람들을 만나게 했다. 마트도 한바퀴씩 돌고 말이다. 마트에서 울지 않고 잘 있길래, 바로 오전에 하는 3살 미만 아이들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에 등록을 했다. 대부분 뛰어다니는 토들러들이 대부분이고 우리 아기처럼 어린 애는 없긴 했다. 부모도 함께 참석해야하는데 아기에게 다른 형아들을 잘 지켜보도록 하고 나는 아기의 뒤에서만 있었다. 아기가 불안해하거나 위험하거나 할 때, 손 씻어주거나 뭐 그럴 때만 개입하고 되도록이면 아기의 뒤에서 있고, 다른 형아들을 보게 했다.


그리고 대망의 차일드 케어 날이 되었다. 아기는 별도의 공간에서 차일드 케어를 받고 나는 영어수업을 듣는 프로그램이었다. 아기는 나와 떨어져 낯선 선생님과 무려 2시간을 보내야했다. 너무 놀랐던게 아기는 2시간 동안, 한 번도 울지 않았고 선생님과 큰 형들 노는 걸 보며 잘 있었다고 한다. 내가 방에 들어가니 반가워하며 팔을 파닥거리기는 했지만, 전혀 울거나 서러워하지 않았다. 물론, 그 다음주는 30분 만에 울며불며 나왔지만... 어쨌든 계속 발전하고 있다. -_-;;; 그래도 이제 눈에 익숙한 선생님들은 안아줘도 거부감이 없이 잘 있는다던지 ^^ 하나가 해결됬으니 이제 또 새로운 문제가 떠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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