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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댁 ★ 축귀국/한국 정착

말느린 4살 아이의 한국 적응기 │ 어린이집 vs 놀이학교?? 고민 끝 정착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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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을 때는 아.. 한국만 가면~

어린이집이 무료니까

알뜰살뜰 저축도 하며 살아야지 했어요.

 

 

 

미국에서는 월세 내고 프리스쿨 비용 내고나면 아주 그냥 ㅠㅠ

 

한국으로 오면서 주거비 부담도 많이 줄었고...

(아파트 월세 + 관리비 + 공과금 다 해도 절반값! 심지어 집도 훨씬 좋은데...)

이제 아이만 어린이집 적응 시키면 되었지요~

 


 

 

자가격리 끝나고 아이 출생신고와 전입신고를 하고 은행에 가서 아이행복카드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어린이집 몇 군데 전화를 걸어봤는데

다행히 1자리 씩은 있어서 방문하여 상담도 해보았습니다.

 

한국 어린이집은 처음이라 조금 놀란 부분도 많았어요.

 

 

출처 : https://revelstoke.ca/465/Preschool

 

우리 아이가 다녔던 곳은 아닌데, 교실 크기와 교구가 비슷해서 가져와봤어요.

 

이런 곳에 다니다가 한국 어린이집을 가니... 교실이...

이렇게 좁을 수 있나? 싶더라구요.

아이가 적응을 잘 못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들었지요.

 

그래서 가장 교실이 크고 시설이 컸던 어린이집으로 결정하여 보냈답니다.

 

 

 

그래도 아이는 제법 잘 다녔어요. 1-2시간씩 있다가 점차 시간을 늘려나갔지요.

 

1달 적응기간을 마치고 풀 타임으로 다니기 시작했을 때, 아이는 거부가 심해졌어요.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1. 낮잠을 자기 싫다!

아이는 코로나 이후 집에 있으며 낮잠을 뗀 상태였어요. 그러나 어린이집에서는 누리과정으로 낮잠이 있어야하고, 아이는 잠을 안자고 있었다고 해요. 잠을 안자지만 그 시간이 무척 싫었나봐요.

 

미국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키즈카페 같은 교실에서 신나게~ 놀이터에서 신나게~ 실내 놀이터에서 또 신나게~ 가든에서 신나게~ 땀 뻘뻘흘리며 노니 피곤해서 낮잠을 1시간 정도 잘 잤는데요. 한국에서는 10시 가까이 되어 등원하고 1시부터 1시간 반 낮잠을 자니 잠이 오지도 않고 재미없고 가기 싫은 곳이 되어버린 거지요. 

 

2. 밥 먹기 싫다!

간단한 크래커, 과일, 치즈, 샌드위치, 햄을 싸주던 미국의 프리스쿨과 달리... 한국의 어린이집에서 나오는 메뉴는 아이가 적응하기 어려웠나봐요. 매번 나오는 깍두기나 오이무침, 낯선 반찬들... 밥은 뜨겁다고 하여 선생님께서 물을 부어주셨어요. 거의 맨밥만 먹고 왔어요.

 

간식으로 꿀떡이나 이런게 나오니 아이는 또 안먹구요. (떡은 절편이랑 떡국떡 밖에 못 먹음)

 

3. 말을 하고 싶다!

I want to talk!!!!

극심한 등원 거부로 (셔틀 버스 차례 기다리는 동안 쏜살같이 옆단지까지 도망가는 바람에 아가씨들이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차 타고 집으로 금의환향함. 이후 며칠 가정 보육함.) 며칠 어린이집을 안가고 집에 데리고 있으며 물어보았어요.

 

그 때 나온 말이 'I want to talk!!!!'였다. 워낙 말이 늦은 아이였는데 미국에서 풀타임으로 프리스쿨을 보내며 겨우 말문이 트였는데 코로나로 집에만 있던 상태였어요. 집에서는 한국어로 말하고, 아이는 영어만 쓰려고 하니 언어 폭발 시기(당시 35-38개월)이지만 말은 더디게 늘었습니다. 집에 있으면서 언어가 느는 속도가 더뎌지는게 눈에 보이니 나도 신경이 많이 쓰였지요.

 

그래서 서둘러 어린이집을 보내 또래 자극을 받게 해서 한국어를 배우게 할 생각이었는데, 아이는 한국에 와서도 영어로 말할 것을 고집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이가 친구들에게 자꾸 말을 거는데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니... 아이가 몇 번 말을 걸어보다가 말을 안하고 바디랭귀지로 논다고 하시더라구요.

 

4. 셔틀 버스를 타기 싫다!

엄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등원하고 싶다.

 

 

※ 제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은 참 좋은 곳이었어요. 다만, 망둥이 같은 저희 아이랑 맞지 않은 부분이 있었을 뿐이죠. 선생님께도 절대 선생님이 싫거나 잘못해서 애가 도망간게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너무 속상하실까봐 ㅠㅠ

 

 


 

 

아이가 제가 하는 한국말을 다 알아듣기 때문에 큰 걱정없이 어린이집을 보냈는데 아이 입장에서는 본인이 말하는 걸 알아듣는 사람이 없으니 답답했나봐요.

 

아이는 답답했지만 적응 기간을 빼면 실제로 얼마 머물지 않았던 어린이집에서 금방 단어를 이것저것 배웠더라구요. 집에 와서 '모우 졔 쟈이~ (모두 제자리~)'라고 흥얼거리거나 용감한 구조대 센터에 장난감을 하나씩 놓으며 '폴리 쟈리~ 앰버 쟈리~ 헬리 쟈리~' 하면서 놀더라구요. 금방 "자리"라는 표현과 의미를 익혀온 것이죠!

 

그래서 집에서 데리고 있기가 그랬어요. 일단, 교실 언어를 익숙하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근처 신체 센터에서 1시간씩 놀다오게 했습니다.

 

 

 

하루에 1시간씩 간 센터이지만 역시 여러 단어를 배워왔어요. '녜~ 녜~ 슬로인! (네 네 선생님)' '하나~ 듀~ 셰~' 하며 배운 구호를 외치거나 '즈겁게~ 흐흐흐흐흐가~ 흐흐흐 머흐라!'하며 율동을 했어요. 그러나 아이의 저항은 점점 거세져 수업 중 일부러 팬티에 오줌을 싸서 집으로 중간에 돌아오며 그렇게 1달 만의 센터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ㅠㅠ

 

 


 

아이가 원하는 것은 키즈 카페에 가서 하루 종일 노는 거였어요.

키즈 카페 비용도 만만치 않더라구요 ^^;;

 

 

매일매일이 아이와의 전쟁이었습니다.

하고 있는 일은 그냥 좀 접어두고... 그냥 집에 데리고 있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일도 일이지만... 아이의 언어발달이 가장 큰 걱정이었죠.

아이는 미국에 있으면서 저를 통해 배운 말은 입 밖에 꺼내 말하지 않는게 습관이 되었어요.

아마 제가 쓰는 말을 집 밖에서 쓰니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제게 배웠던 말을 밖에서 아이의 입장에서 공신력있는 사람(선생님)이 쓰면 그제서야 말을 하거든요.

영유아 검진에서도 아이의 언어 발달에 대해서도 소아과 선생님과 이야기했는데 이제 기관에 다니니 늘지 않겠냐고 이야기하셨거든요. 

 


 

어찌할까 걱정하다가 아이를 키우고 있고 유아교육 쪽에 일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S.O.S를 쳤어요.

친구들의 의견은 어린이집에 보내는 이상 '낮잠' 역시 어쩔 수 없다는 거예요.

 

하지만 지금 기관을 보내야한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보내나 조금 후에 보내나 어차피 넘어야할 고비라는 것이죠.

 

활동적이고 낮잠을 안자도 되는 어린이집을 열심히 물색해보는 것을 우선 추천해주었죠.

하지만 언어적인 어려움이 있으니 보내줄 수만 있으면 영어유치원이나 놀이학교가 낫겠다고 했어요

원어민 선생님과 영어 선생님이 상주하고 낮잠도 안자니 나을 것 같다고 했죠.

가격만 빼면 아주 딱이라구요.

 

그래요... 가격만 빼면 너무 좋았어요ㅋㅋㅋㅋ

 

 


 

 

이대로 있다가는 아이가 0개국어 될 것 같아서 아이의 나이에 유일하게 상주하는 원어민 선생님이 있는 한 놀이학교에 등록을 했어요. 하루에 1시간은 영어로 수업하는 시간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어요. 낮잠도 안자도 되구요. 이 두 가지 이유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거부가 아주 심했어요.

정말 1달은 매일 아침 전쟁이었어요.

전쟁터에 끌려가는 것 같았지요.

울고 발버둥치는 애를 보쌈하듯이 데리고 갔습니다.

아주 집에서부터 놀이학교까지 운전석을 뻥뻥차고 소리지르고 울고불고 하며 갔지요.

 

 

저희 아이는 오은영 선생님 표현대로라면 아주 '겁대가리'가 없는 아이인데요.

말이 안통한다는 것이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다행히 자신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학교에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되었는지...

30분마다 바뀌는 다양한 수업이 호기심 대마왕인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준 것인지...

적응을 잘하게 되어서 1달 반 후에는 종일반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휴~ 저도 슬슬 일을 할수 있게 되었구요.

 

 

 

 

 

1달 정도 되었을 때, 아이는 학교 놀이에 푹 빠져버렸어요.

말로 하는 역할 놀이가 잘 안되어서 놀아주기가 너무 힘들었었는데요.

그저 사방팔방 온 동네를 헤집고 뛰어다니는 수준의 놀이였지요...

언어가 발달하니 수준있는 역할 놀이가 가능하네요 ㅠㅠ

 

 

엄마와 아이가 함께 등원해서 엄마는 집으로 돌아가고 아이는 친구들과 선생님과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응가도 하고 손도 씻고 물도 마시고 낮잠자는 친구는 낮잠도 자고 하는 그런 놀이에요. 엄마는 멍멍이도 했다가 선생님도 했다가 출동하는 경찰관도 했다가 아주 바쁩니다.

 

 

새로운 단어를 배우고 온 날은 저를 앉혀놓고 티비를 가르키며 따라 하라고 합니다.

아이 : What's this? What's this?

나 : What's this? What's this?

아이 : It's a dog! It's a dog! 

나 : It's a dog! It's a dog! 

 

저는 학생이 되어 열심히 따라합니다.

 


 

아이는 일단 한국어와 영어 모두 많이 늘었습니다.

또래에 비하면 모두 표현언어 수준이 낮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늘고 있습니다.

 

Sit down 여기~ I want 까까~ 하면서 본인이 할 줄 아는 단어를 섞어서 말하기도 하고

Book 책! 하면서 하나의 물건을 2개의 단어로 동시에 표현하기도 합니다.

물론 Pirate Ship 거북선! 이라고 해서 매칭의 오류가 나기도 해요ㅋㅋ 거북선이 해적선인 줄 아네요ㅋㅋ

 

최소한 30분-1시간 이상은 아이와 집중있게 역할놀이를 해주려고 합니다.

역할놀이를 하며 말 연습을 자꾸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도와주려고 노력해요. 

 

아이의 늘어나는 언어만큼 통장은 텅장이 되어갑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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