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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댁 in 미국 시골/임신.출산.육아 in 미국

미국 출산이야기 6. 미국 산모들의 병원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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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낳으러 가기 전, 한국에 있는 친정엄마는 내게 신신당부를 했다. "얘, 얼음물을 주거들랑, 절대 바로 마시지 말고 빨대로 조금씩 마시렴. 절대 찬기운이 치아에 닿으면 안됀다. 나중에 후회해."


한국에서는 미국 산모들은 애 낳자마자 얼음을 동동 띄운 콜라를 마신다, 애 낳자마자 찬물로 샤워를 한다, 퇴원하자마자 마트를 돌아다닌다 등 괴담 수준의 이야기가 많아서인지 걱정을 많이 하셨다. 물론, 백인 여성들이 골격도 훨~씬 크고 아시아 여성에 비해 대체적으로 근력이 매우 뛰어난 것 같다. 하지만 그네들도 파워레인저가 아니라 임신하면 입덧하고, 막달되면 힘겨워하고, 애 낳을 때 아픈 인간이다. 애낳으면 오로 패드 차야하고, 가족의 도움을 받아 살아간다. 


사실, 동서양의 신체적 차이도 있겠지만 문화적 차이가 더 큰 것 같다. 출산한 날 피자 시켜먹고, 탄산음료 먹는게 우리 눈에는 낯설어보이지만 뭐 평생 그렇게 산 사람들이니 우리가 출산하고 국물 땡기는 거랑 비슷한 것 아닐까? 다행히 간호사들은 물을 갖다줄 때마다 어떤 물을 원하는지 물어봐주었다. "얼음물로 줄까?" 그럼 나는 "미지근한 물 Room Temperature로 줘."하고 말했다. 뭐 얼음만 피해도 됐지.


간식




분만실과 병실 층에 있는 부엌 냉장고 사진이다. 산모들이 언제든지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간식이 준비되어있다. 물론 이 간식이라는 게 한국 문화에서 보면 놀랄만하다. 아이스크림, 하드바, 젤리, 과일쥬스, 우유 등. 어느 것 하나 따끈한 것은 없고 차갑거나 시원한 것들 뿐이다. 조금 당황했지만 유도분만 중 하드바를 한 번 먹어보았는데... 완전 신세계! 하드바 쪽쪽 먹으니 시간도 잘가고, 갈증도 해소되고, 무료함도 달래고 너무 좋았던 것! 물론 깨물어 먹지는 못하고 소심하게 할짝할짝... 그 뒤로 입원 생활에서도 종종 먹어주었다.


아침식사


매일 오전 6시 반부터 아침식사를 주문할 수 있었다. 식사는 한국처럼 시간되면 일괄적으로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고, 환자가 먹고 싶을 때 메뉴를 정해서 전화하면 30분 이내에 병실로 가져다 주는 시스템이었다. 보호자나 손님 식사를 주문하고 싶으면 별도로 $8씩 내면 된다.


입원 전에는 다 먹어줘야지~ 했었지만 약 부작용도 있고 모유수유 때문인지 갈증이 나서 퍽퍽한 음식은 땡기지 않았다. 나는 두유와 죽, 미역국으로 거의 대부분의 식사를 간단히 때우고, 남편이 그 덕에 호강을 했다.



토스트, 머핀과 같은 메인 메뉴, 사이드 메뉴, 음료, 디저트 등을 한가지씩 선택해서 주문한다.



점심 & 저녁식사


오전 10시 30분 이후로는 점심, 저녁 식사 주문이 가능했다. 역시 전화로 내가 원한는 메뉴를 정해 주문하면 되고, 30분 내로 병실에 가져다주었다. 메인 메뉴, 사이드 2, 디저트, 음료 등을 하나씩 선택해 주문하면 된다. 메인메뉴는 타코 샐러드, 피자, 또띠아랩 등.



대부분 한국 산모들은 따로 미역국을 챙겨와 먹는다. 나 또한 미역국을 먹고 있으니, 간호사가 "그거 미역국 Seaweed Soup이지? 그거 철분 많잖아."하며 알은체를 한다. 한국 산모들 미역국 먹는 건 온 병원 사람들이 다 아나보다. 너희들 눈에도 삼시세끼 똑같은 해초만 먹는 우리가 신기해보이겠지?


※ 한국 여성 및 한국 산후관리 문화 비방 댓글은 모두 삭제합니다.''



출산 과정을 유튜브로 담아봤어요~ 생생한 출산의 현장으로 ㄱㄱ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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