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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댁 in 미국 시골/임신.출산.육아 in 미국

미국 출산이야기 5. 입원 다섯째날 &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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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퇴원하는 날이다. 집에가면 등받이 세워지는 침대도 없고, 아기 함께 돌봐줄 간호사들도 없고, 수많은 빨래 다 던져 놓아도 걱정없는 이 병원을 벗어난다는 것이 너무나도 걱정되었는데... 마지막 날이 되니 그냥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6:00 A.M.

레지던트가 회진을 했다. 내 상태를 보고 오늘 퇴원해도 된다고 말했다. 앗싸!


7:00 A.M.

오전 7시가 되자 새로운 간호사가 왔다. 이 분이랑 퇴원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병원 내 약국이 오후 3시까지 하기 때문에 1시 반까지 퇴원 준비를 하기로 했다. 중간에 아기가 밥을 달라고 하거나 기저귀를 갈아야하거나 좀 길어질 수 있으니까 조금 서둘러서 움직이자고 했고 알았다고 했다. 퇴원하기 전까지 낮잠을 좀 자두라고 했다.


8:00 A.M.

원래대로라면 오늘 우리가 아이의 주치의가 있는 소아과에 첵업을 하러 가야하는데, 나의 퇴원이 늦어지면서 의사가 병원으로 왔다. 가장 중요한 체크 포인트는 아기의 무게. 다행히 아기의 무게는 늘었다! 잘 먹고 잘 자라고 있다는 뜻. 아기의 무게가 늘고 있으니 병원에 더 안와도 된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내가 속한 클리닉의 산부인과 당직 의사가 와서 퇴원 안내를 해주었다. 산후우울증 Baby blue에 대한 설명이라던지, 전반적인 산후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유용한 정보가 적힌 안내문 등을 주고 갔다. 


병원 샤워실에는 내가 앉아서 씻을 수 있도록 손잡이도 있고 의자도 있기 때문에 샤워를 한 번 하고 이것저것 짐을 챙겼다. 병원에서 제공되는 물건은 모두 챙겨갈 수 있었다. 오로 패드, 포경수술 부위 용 바셀린 같은 건 더 달라고 했다. 올 때보다 갈 때 짐이 더 늘어났다. 집에서는 이제 차분하게 밥을 못 먹을 것 같아 병원밥을 마지막으로 주문해 챙겨먹었다. 아기는 병원에서 입던 베냇저고리를 벗고, 선물받은 사복을 입혔다. 나도 이제 입원복을 벗고 퇴원할 옷으로 갈아입었다. 배는 여전히 만삭 임산부 만해서 임부복을 입었다. 퇴원 준비에 바빠 낮잠잘 시간이 없었다...


1:30 P.M.

마지막으로 진통제를 먹고 퇴원 수속을 밟았다. 먼저 가지고 온 카시트 바구니의 유효기간과 리콜 대상 제품인지 간호사가 확인을 했고, 아기를 안전하게 카시트에 태우는 방법을 배웠다. 남편은 아기 카시트 바구니를 들고, 간호사는 우리의 무지막지한 짐을 카트에 담아 끌고, 나는 나무늘보 속도로 걸어갔다. 


병원 1층에 있는 약국에서 처방받은 진통제와 대변유연제를 받고, 약사의 설명을 들었다. 내가 약을 받는 동안 남편은 차를 가져오고, 간호사는 아기를 봐주었다. 간호사는 자동차에 카시트 베이스가 설치되어 있는 것까지 확인하고 우리를 배웅해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또 약간 눈물이 났다. 이제 정말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자 뭔가 감동적이면서도 두렵기도 한 시간이었다.



퇴원 1주일 후, 간호사들의 축하 메세지가 담긴 카드가 왔다. 너무 많은 간호사들을 만나 누가 누군지 헷갈리지만 낯익은 이름들이 적혀있다. 병원 비용이 사악해서 그렇지 참 배려가 많은 병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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