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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댁 in 미국 시골/임신.출산.육아 in 미국

미국 출산이야기 3. 입원 둘째날 & 포경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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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도 매우 기나긴 병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12:30 A.M.

내 피검사를 했다. 그리고 바로 잘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밤새 수유를 하며 밤을 지샜다.


5:00 A.M.

병원에서는 매일 새벽 아기 스크리닝 screening을 한다. 몸무게를 측정하고, 청진기로 심장과 폐를 진찰하는 것. 몸무게를 재면 일단 자지러지게 운다... ㅠㅠ 나는 피곤하다.


6:00 A.M.

레지던트가 회진을 한다. 수술 부위를 살펴보고 자궁을 꾹꾹 눌러주고 간다. 아프다.


8:00 A.M.

산부인과 주치의가 다녀왔다. 역시나 수술 부위를 살펴보고 자궁을 꾹꾹 눌러주고 간다.


그리고 소아과 의사가 왔는데, 오늘 아기의 포경수술을 해줄 의사이다. 남편에게 수술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을 해준다. 밤샘 수유로 지친 나는 비몽사몽... 남편이 설명 듣는 모습을 지켜보다 잠이 들었다.


9:00 A.M.

아기가 갈색 변을 보았다. 순조롭게 모유수유가 진행되는 것 같다.


10:00 A.M.

포경수술하러 아기가 갔다. 4박 5일의 병원 생활 중 아기와 떨어진 거의 유일한 시간이다. 담당 간호사가 수술에 동행하기로 하고, 우리는 병실에 남았다. 아기가 없는 그 고요한 시간을 즐기며(?) 오전을 보내려했지만 수술은 생각보다 매우 빨리 끝났다. 남편은 포경수술한 곳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설명을 들었다. 기저귀를 갈 때마다 바셀린을 발라주면 되고, 1주일 정도면 아문다고 했다.


첫날에 비하면 비교적 한가한 하루였다. 물론 수시로 진통제를 먹고, 우는 아이 모유 주고... 남편은 계속 기저귀 갈고 어르고 달래고... 틈틈히 끼니를 챙기고... 아, 이날은 처음 샤워도 했다! 그리고 한국의 부모님들과 영상통화도 했고 아주 조금의 여유가 생긴 하루였다. 어제보다는 좀더 열심히 병실을 걷기 시작했다. 거의 나무늘보 속도였지만...


하지만 이날 밤은 죽음이었다. 병원의 안전 규정상 아기는 무조건 크립에서 자야만 한다. 하지만 이 아기가 크립에 눕히기만 하면 빽빽 울었다. 사람이 안아주거나 흔들어야만 가만히 있었다. 내가 안아주고 싶지만 여전히 남산만한 배에 수술까지 하고나니 도무지 안아줄 수도 없고... 밤새 크립에 눕혔다 달랬다 눕혔다 달랬다 하다가 지쳐 내 침대에 둘이 잠이 들어버렸다. 아침에 간호사가 보자마자 다시 아기를 크립에 잽싸게 옮긴다.  


더군다나 모유수유하다가 양이 부족한 순간이 왔다. 간호사에게 분유보충 좀 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아기를 달래며 1시간이고 모유가 채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이란다. 남편이 손가락으로 아기에게 위안을 주면서 조금 시간을 벌다가 젖을 물렸다. 내가 왜 모유수유를 한다고 했을까 후회가 되는 밤이었다. 하지만 이때 스파르타로 굴려준 간호사들 덕분에 통곡 마사지 요런거 없이 모유수유 아주 잘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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