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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마 여행/미국 문학 여행

"마지막 잎새" 남몰래 세어보기│그리니치 빌리지,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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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 O. Henry는 '크리스마스 선물', '마지막 잎새' 등 반전이 있는 단편 소설로 유명한 작가이지요. 크리스마스 선물은 누구나 이야기는 들어봤음직한 슬픈 가난한 부부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맞아 부인은 머리카락을 팔아 남편의 시계줄을 사고, 남편은 시계를 팔아 부인의 머리핀을 사주었다는 내용입니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또 여운을 주는 이야기로 자주 접했었네요.


오 헨리는 뉴욕에서 본격적인 작가 생활을 시작하면서 10년 동안 300편의 단편소설을 썼습니다. 마지막 잎새의 배경은 바로 뉴욕시의 그리니치 빌리지 Greenwich Village인데요.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는 예술가들의 천국, 보헤미안의 수도, LGBT(성적소수자) 근대 운동의 요람 등으로 알려진 곳이지요. 


[출처 : NewYork.com]


뉴욕 여행을 하며 잠시 마지막 잎새의 배경이 된 그리니치 빌리지도 둘러보았는데요. 요즘은 섹스 앤 시티 Sex and the City의 주인공, 캐리 Carrie의 아파트가 있는 주택가로 유명하지요. 이 곳에서 마지막 잎새의 배경이 된 아파트 그루브 코트 Grove Court를 잠시 보고 왔습니다.



그루브 코트 Grove Court

주소 : 13 Grove St, New York, NY 10014


마지막 잎새는 그리니치 빌리지의 한 볼품없는 아파트 3층에 사는 화가 지망생 수 Sue와 존시 Johnsy의 이야기입니다. 아파트 벽을 타고 자란 담쟁이 덩굴이 보이시나요? 아파트 높이도 딱 3층이네요. 이 아파트의 3층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잎사귀 갯수를 새며 죽을 날을 기다리는 거지요.


두 여성의 관계는 친구라고 볼 수도 있지만, 수의 대사나 행동을 보면 단순한 우정이라기 보다는 레즈비언 연인관계로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이 아파트 1층에는 독일인 화가 베어맨 할아버지 Old Behrman가 살고 있는데, 말로는 언젠가 걸작 masterpiece를 그려내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알콜중독자로 돈없는 젊은 화가들의 모델 일을 해주며 푼돈을 버는 처지.


"...이제 다섯개만 남았어."

"뭐가 다섯개라는 거니? 이 수에게 말해봐." 

"나뭇잎 말이야. 나무에 붙어있는. 마지막 잎이 떨어지면, 나도 가야만 해. 나는 지난 사흘 동안 알고 있었는걸. 의사 선생님이 네게 말해주지 않았니?"


"... There are only five now."

"Five what, dear? Tell your Sue."

"Leaves. On the tree. When the last one falls, I must go, too. I've known that for three days. Didn't the doctor tell you?"


어느 11월, 존시 Johnsy는 폐렴에 걸리게 되고, 창밖에 보이는 담쟁이 덩굴에 붙어있는 나뭇잎 개수를 새며 잎이 모두 떨어질 때 본인도 죽겠다는 소리를 하며 삶에 대한 의지를 놓아버립니다. 이 어리석은 이야기를 들은 베어맨은 경멸을 퍼붓게 되지요. 밤새 비가 내리고 다음 날, 창문을 보니 맙소사! 잎사귀가 아직도 붙어있는 겁니다. 그 날도 밤에 비가 내리고 다음 날 아침 아침, 창문을 보니 여전히 붙어있는 마지막 잎새! 존시 Johnsy는 마지막 잎새를 보며 삶에 대한 의지를 갖게 되고 위험을 넘기게 됩니다.


소설의 끝은 폐렴으로 결국 사망하게 된 베어맨의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베어맨은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던 날 밤, 존시를 위해 잎을 그려놓았던 것이죠. 빗속에서 그림을 그려서 폐렴에 걸리게 되었구요. 요즘말로 츤데레였네요.





개인 소유의 건물이기 때문에 안에는 들어가 볼 수 없고, 밖에서 잠깐 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아 정말 3층 아파트에서 잎개수를 셀만 하구나...라던지. 이 건물 1층에 베어맨 할아버지가 살았겠구나 하는 식으로 소설의 장면이 머릿 속에서 잘 그려지더라구요. 그리고 소설에서 그려진 것보다는 건물이 쓸만한데? 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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