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도로에 차에 치여 죽은 동물들의 시체를 많이 보게 됩니다. 특히 유동량이 많은 도로에서 자주 보게 되지요. 바로, 로드킬 Roadkill (야생동물들이 도로 위로 올라왔다가 차에 치여 사망하는 것)이라고 부르죠. 한국에서는 아주 가끔 비둘기가 타이어에 깔려 죽은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요. 미국은 워낙 땅이 광활하다보니... 로드킬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도 공부하는 항목 중 하나가 바로 사슴을 쳤을 때 였답니다.
지난 달, 외곽에 사시는 교수님 댁을 방문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로드킬을 경험하였습니다. 크기가 작은 라쿤 Racoon 한마리가 차 본네트 아래로 들어온 것이죠. 놀란 너구리는 탈출하려다 순간적으로 본네트 하단을 쿵 하고 박았고 즉사하였습니다.
작은 동물이었지만 남편은 많이 놀랐고, 죽어버린 불쌍한 생명에 안타까워하였습니다. 그리고 작은 동물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몰랐습니다. 그 충격으로 차에서 냉각수가 미세하게 새고 있었다는 것을요. 라디에이터에서 냉각수가 아주 조금씩 새더니 몇 주 후, 엔진 온도가 올라가더라구요. 미세하게 한방울씩 새서 그것도 모르고 다녔던거죠. 어디 장거리 여행이라도 다녀왔으면, 고속도로에서 달리다 설 뻔 했네요!
그나마 작은 동물이어서 피해가 작았다고 서로 위안하였답니다. 사슴이나 들소였다면.... 정말 아찔합니다. 사슴같은 큰 동물은 부딪히면 차가 찌그러집니다. 물론 로드킬을 해서 사람이 죽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예전에 로드킬 당한 사슴이 날라가서 반대편 차선에서 달려오는 차량의 앞유리로 떨어져 인명사고가 난 적은 있다고 하네요.
차량 속도가 빠르지 않은 곳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거북이 떼나, 오리 떼 등 동물들이 도로를 건너갈 때까지 기다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경우 핸들을 급하게 꺾는다던지, 아니면 차를 세워 동물들이 가려는 방향으로 동물들을 옮겨놓아준다던지 하면 안됩니다. 인명사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고속도로에서 동물을 만난 경우, 차선을 변경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변경할 수 없는 경우, 속도를 줄여가며 그냥 부딪혀야합니다 ㅠㅠ 무리하게 변경하려다 오히려 더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최대한 안 부딪히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두 안전 운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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