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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in 미국] 임신 10개월 (40주) : 정기검진 & 유도분만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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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예정일이 왔다! 하지만 아기는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ㅠㅠ 결국 40주차 정기검진을 받게 되었다... 또르르... 평소 같으면 혼자서 병원에 갔을테지만 유도분만 날짜도 잡아야하고, 또 혼자 운전하기에는 가진통 때문에 불안해서 오랫만에 남편과 동행했다.


평소처럼 간호사와 만나서 몸무게 재고 (몸무게는 3주 동안 변화가 없음) 혈압재고 문진을 했다. 오늘은 진행상황도 봐야하고, 유도분만 날짜도 잡아야하니 내진을 하기로 결정!




담당의사가 들어왔다. "잘 지냈니?" 물어보는데... 언제나 학습된 "I am fine."을 자동적으로 말하던 나도 오늘은 "이제 좀 지쳤어..."라고 말하게 됨. 의사는 아기가 뱃속에 오래 있을 수록 잘 먹고 잘 잔다고 나를 위로했다.


내진해보니 자궁경부길이는 80% 짧아져있고 (출산시 100%가 됨 - 종이 두께) 자궁문은 3cm 열려있다고 진행과정이 나쁘지 않단다. 의사는 나에게 몇가지 옵션을 제시했는데


의사 : 첫번째는 양막을 찢는거야. 방금 내진 한 것보다 더 강하게 양막을 건드려서 양수 주머니를 찢는거지. 배가 많이 뭉치고 피가 날꺼야. 50% 확률로 오늘 밤 정도에 아기를 낳을 수 있어.

나 : (양막을 찢는다고? 음? 한국에서는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양수 터뜨리는 건 들었는데... 집에서 혼자 내가 기다렸다가 병원에 올 수 있을까?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닐까? @,.@ 세균 감염되는 건 아닐까? 겁나는데..)

의사 : 꼭 오늘 할 필요는 없고, 너가 원하면 날짜 잡고 다시 병원에 와서 해도 돼. 두번째 옵션은 유도분만 날짜를 잡는거야. 나 이번주 금요일에 On call이니까 그날 병원에 와서 나랑 낳으면 돼.

나 : 그, 그래! 금... 금요일로! 


왠지 50% 확률이라는게 걸려서 첫번째 옵션은 건너뛰고, 그냥 확실하게 금요일에 유도분만 하는 걸로 이야기하고 왔다. 사실 36주부터 시작된 가진통이 지난 3일 새 너무 심해져서 몸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실패할 수도 있는 일을 시도하기에는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기 때문에 그냥 한번에 확실한 것으로 시도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왕이면 주치의와 아기를 낳으면 좋기도 하니 말이다.




의사와 이야기가 끝난 후, 간호사가 유도분만하러 병원가는 절차를 알려주었다. 먼저, 유도분만 당일 오전 6시에 출산 병원으로 전화를 해서 내가 입원할 자리가 있는지 확인한다. 만약 응급 산모들이 많으면 나는 다른 날로 밀린다고 했다 ㅠㅠ 병원에서 자리가 있다고 하면 오전 7시까지 가면 된단다!! 인내! 인내! 인내!




유도분만하러 가는 날까지 계속 가진통에 시달렸다. 4밤만 더 자면 되, 3밤만 더 자면되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참을 인자를 수십번 새겨가며 참았다. 유도분만 하기로 한 날 새벽은 밤을 거의 샜다. 꼬리뼈부터 어깨, 팔까지 뼈마디가 얼마나 아프고 가진통도 심하던지... 결국 오전 5시가 안되어 일어나 6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6시에 분만센터에 전화하니까 오늘 오전은 자리가 없다고 했다. 퇴원 상황보고 오후에 자리가 날 수도 있으니 오전 10시에 다시 전화를 달라고 했다. 어차피 유도분만하러 가도 오후에나 갈테니 남편은 학교에 출근했다. 10시에 전화하니 다시 확인하고 11시에 전화를 준단다. 기다림의 연속...


오전 11시. 이날 당직이었던 주치의에게 전화가 왔다. 병원에 응급 산모들이 많아서 오늘은 유도분만을 못하고 다음주에 하자고 했다 ㅠㅠ 실망하는 나에게 원래 유도분만은 41주에 하고, 늦게 할 수록 성공확률이 높다며 위로해주었다. 그래서 다시 날짜를 미뤘다. 또다시 세 밤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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