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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짱-베짱 여행/Asia 필리핀

필리핀에서 뎅기열 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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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1월 작성한 글로, 블로그 이사로 재포스팅합니다.


필리핀에서 뎅기열에 걸렸습니다.


예방법과 치료법이 없다는 뎅기열...

마닐라 공항에서 홍역으로 오진을 받아 출국까지 거부당해 집에 보내달라고 울고불고 했었네요



꿈의 휴양지에서 뎅기열만 걸려오다..



뎅기열 발병되고 나서 15일 동안 저의 몸상태입니다

더운 나라 가시는 분들은 모두 건강에 유의하세요


몸 상태에 따라 위험할 수 있다고 하니, 

무리해서 여행을 짜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시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1-2일

'열나고 땀이 남 <-> 오한'이 반복됨. 설사는 하루에 2번 정도.


3일

컨디션이 잠깐 회복되는 듯 했지만, 질출혈이 시작됨.


4일 오전

고열이 나고, 열로 인해 어지럽고 귀에 통증이 있음.

병원 응급실에 가게 됨.

피 검사, 소변 검사를 하고 병원에 입원 

뎅기가 아닐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지 모른다 하여 1인실에 격리




시설은 대빵 좋지만 현지인에게는 그저 대빵 비싼 병원

너무 비싸 환자가 없어 검사 장비 비용도 회수가 안된다고 함

외국인인 나한테도 흉부 엑스레이 찍자고 난리도 아니였음 ㅡ,.ㅡ)




4일 오후

1시간에 2-3회 설사.

열이 최고 39.4도까지 올라감.


5일

무수한 피검사 끝에 의사가 뎅기열이라고 확정을 내려줌.

발진이 온 몸으로 번짐. 


아무것도 안 먹은 덕분에 설사는 여전히 1시간에 1회 정도. 

물 한 모금 마시면 10초 후 바로 설사를 하기 때문에 계속 굶는 것을 선택.

의사는 자꾸 먹으라고 하지만 먹을 수가 없었음.


의사는 검은 음식(콜라, 햄버거 등)을 먹지 말고 

밝은 음식(스파게티, 치킨, 파인애플 쥬스 등)을 먹으라고하였는데 

이 조언이 왠지 신뢰가 안갔음.


한국으로 귀국을 결정하고 퇴원함.


1박 2일 입원/검사비가 10,633 페소


5일 밤

열은 내렸음.

체크인 하는 도중 공항 직원 2명이 접근하여 나보고 괜찮냐고 물어봄.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무조건 괜찮다고 함.

하지만 휠체어까지 가지고 와서 나를 태워 공항 클리닉과 검역국에 데리고 감.


심각한 발진으로 공항 검역에서 홍역으로 판정하여 출국 거부 당함. (오진이였다!!!)

출국을 위해서는 겸역국의 소견과 다른 의사 소견서가 필요하다고 함.


당시 새벽 1시였기에, 혼자 병원을 찾아 나서기에는 위험할 것 같아 

일단 마닐라 공항에서 혼자 노숙하기로 함.




여기서 노숙을 했다니 제 이야기지만 믿을 수 없군요...

하지만 피곤했던 탓인지 4~5시간 정도 잘 잤네요



6일 낮

탈수 증상으로 비듬과 얼굴에 각질이 장난 아니게 일어남 ㅠㅠ

급한대로 공항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항공사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을 안내받아 택시타고 감. 

설사 할까봐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로 움직임

병원에서 다시 피 검사를 하였고, 의사가 홍열 아니고 뎅기열이 맞다고 함.



나 : 뎅기열은 전염 안되는 것 맞죠?

의사 : ㅇㅇ

나 : 그럼 얼른 홍열 아니고, 뎅기열이여서 한국 가도 된다고 빨리 소견서 좀 써주세요! (울랄라~)

의사 : 안됨. 혈소판 수치가 너무 낮고, 이건 출혈 중이라는 소리인데 비행기를 어떻게 탐?

나 : ㅠㅠ



나는 이 곳에 가족도 없다..어찌어찌 체온이랑 혈압이랑 정상이고, 전염도 안되지 않느냐

의사와의 네고 끝에 소견서를 손에 쥔다







공항에서 제일 가깝다는 병원.

시설은 우리나라의 90년대 초반 정도를 생각하면 될까?




혈액검사비 3,720페소 (후덜덜...)

진료비 600페소


탈수가 걱정되어, 공항으로 오는 길에 졸리비와 스타벅스에서 간단히 식사를 함.

스타벅스에서 음료수 1잔 마시는데 화장실 10번 다녀옴. 

(2모금 마시고 화장실 한 번, 2모금 마시고 화장실 한 번)

몸에 1이 들어오면 10이 나가는 상황이 계속 됨.




필리핀은 역시 졸리비!




6일 저녁

드디어 아시아나 본사 측에서 탑승 허가를 받게 됨~

항공사 사무실에서 출국 시간까지 대기하였다

직원의 에스코트로 출국장을 지났고, 보딩도 먼저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경우 처음)


7일

새벽 12시 반 비행기에 드디어 탑승하게 되었다.

기내식은 아주 조금만 먹었지만, 결국 랜딩 직후 또 설사.

(화장실에서 나오니 비행기 안에는 승객이 모두 내린 뒤였고, 승무원과 눈이 마주쳐 아주 뻘쭘하였음)


꿈에 그리던 서울 집으로 와서 아침을 먹고 잠에 듬.

하지만 다시 설사가 시작되었다.

많이 좋아져 이제는 밥 한 끼를 먹는 동안 화장실을 세 번은 가야하는 상황


8일

기존의 질출혈, 발진, 설사, 탈수 증세에 더해서

장출혈과 영양실조(얼굴에 버즘이 피었음 ㅠㅠ)가 더해짐.

이 때는 장출혈인지 몰랐고, 나중에 알게 되었음.


9일

일어나자마자 링겔을 맞으러 내과에 감. 피검사를 한 번 더 함.

집근처 내과 의사선생님도 뎅기열 환자는 처음이라며 당황


10-12일

설사 횟수가 줄어듬. 발진과 얼굴에 핀 버즘이 사라짐. 질 출혈도 멈춤.

장출혈은 없지만 처방받은 설사 멈추는 약으로 인해 직장 출혈이 시작됨.

몸은 회복되는데 계속 피곤하고 졸림.


13일

피검사 결과를 위해 병원에 방문하였음.

의사선생님이 뎅기열에 대해 본인이 조사를 하였다며, 피검사 결과를 설명해주고 처방을 해주심.


간/혈소판/헤모글로빈 수치에 이상이 있었음.

간 수치가 높아져 피곤한 거였음. 황달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간약을 처방 받았음.


14-15일

배변활동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직장출혈이 멈춤. 하지만 졸림...




몸이 회복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간 수치로 인해 피곤함을 많이 느꼈구요.


비용은 에이스 여행실비보험으로 처리하였습니다.

받는데까지는 1주일이 채 안걸렸구요 ^^ 청구한 비용 전액 받았습니다


잘먹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와 함께

해외 여행시 여행자 보험의 중요성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추천은 제게 큰 힘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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