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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댁 in 미국 시골/유학생 와이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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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와이프 일기] 초보운전 미국에 와서 한동안 차 없이 버스 타고 다니거나 모임을 갈 때는 라이드를 부탁해 다녀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 큰 마음을 먹고 한 미국 할아버지에게 10년 된 중고차를 장만했다. 좋은 차는 아니었지만 기동성이 생기니 남편과 나의 삶에 큰 변화가 생겼다. 5~9시간씩 운전해가며 캐나다나 가까운 타주로 놀러 가기도 했고, 매주 다양한 마트를 다니며 장을 보았다. 또한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고... 집에 차가 생기니 또 다른 불평이 생겼다. 바로 내가 운전을 못하기 때문에 남편이 집에 있을 때만 차를 타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낮에 병원이라도 가야 하는 날에는 미리 남편과 시간을 조율해서 태워달라고 해야만 했으니 너무 불편했다. 또 미국에 와보니 아줌마들이..
[유학생 와이프 일기] 깻잎이 금잎 미국에 온 첫해부터 열심히 가드닝을 했다. 보통 가드닝은 커뮤니티 가든에서 작은 플랏을 받아하게 된다. 학생 아파트의 커뮤니티 가든은 바로 집 근처에 있고 또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계속 신청을 했다. 요령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부지런하지 못해서인지 막상 수확할 때가 되면 결과가 형편없지만, 의욕만큼은 전문 농사꾼 못지않다. 반드시 내년에는 더욱 잘 해내리라 다짐하며 겨울을 맞이한다. 커뮤니티 가든을 가보면 국적별로 혹은 인종별로 각자 꾸미는 가든 스타일이 다르다. 일단 백인 할머니들의 경우 가든을 예~쁘게 꾸민다. 작물은 띄엄띄엄 심어 통로를 크게 내고 꽃을 많이 심는다. 미국 사람들은 꽃을 참 좋아한다. 반면 중국 사람들이 꾸미는 가든은 정 반대다. 꽃 같은 거 심을 자리는 사치다. 땅도 크게 빌려서 ..
[유학생 와이프 일기] 미국 뚜벅이 서울에서 살았던 나는 장롱면허였다. 우리 집 도보 15분 내로 지하철 4개 호선이 다니는 초 역세권에 살았던 덕에 대중교통을 아주 잘 이용하고 다녔다. 자차란 돈 먹는 하마일 뿐라고 생각했다. 필요하면 렌트하면 그만이었다. 미국은 한국과 달라 차가 없으면 매우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남편은 그냥 차 없이 살자고 주장했다. 우리가 사는 도시는 비교적 버스 노선이 잘 돼있는 곳이어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사실 남편의 TA 월급으로는 두 사람이 렌트 내고 숨만 쉬어도 간당간당하기 때문에 차를 굴리며 유지비가 나가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미국 생활의 첫 9개월을 차 없이 보내게 되었다. 미국은 인구밀도가 낮기 때문에 일부 대도시가 아니고서야 대중교통망이 한국처럼 촘촘하지 않다. 버스 간격도..
[유학생 와이프 일기] 학생 아파트 100동 C호 작은 지역 공항으로 남편과 남편의 친구 부부가 나를 마중 나와주었다. 2번의 경유와 미국 땅에 처음 온 긴장감으로 24시간을 한 숨도 못 잔 나는 너무나도 피곤해서 남편을 반가워하지도 못했고 친구 부부께 감사의 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항공 수하물 2개, 기내용 캐리어 1개, 노트북 가방이라는 어마어마한 짐을 트렁크에 싣고 비몽사몽 하며 학생 아파트로 왔다. 학생 아파트는 남편이 사진으로 찍어 보내준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사진 속 모습보다는 훨씬 낡았고, 흰색 페인트가 칠해진 온 집안이 차갑게 느껴졌다. 거실과 부엌은 텅 비어있고, 냄비 몇 개와 커다란 쓰레기통 하나 있을 뿐이었다. 남편은 집의 다른 곳을 소개했다. 급한 대로 남편이 이케아에서 주문해 조립한 침대 하나가 덩그러니 있는 큰 방, 그리..
[유학생 와이프 그림일기] 미국행 비행기 34B 첫 데이트에서 남편은 박사과정 유학을 떠날 계획이라며 매우 조심스럽게 했었다. 당시에는 멋도 모르고 꿈이 있다는 것, 그리고 도전한다는 것이 참 멋져 보였다. 그 열정에 반해 결혼을 했다. 남편이 어학원 다니기 편하도록 역세권에 조그마한 전셋집을 얻고 남편은 유학 준비를 시작했다. 남편은 새벽같이 일어나 강남 어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스터디를 하고 밤늦게 들어왔다. 자식 뒷바라지도 아직 안 해보았건만, 1년 여 남편이 어학원 다니는 동안 나는 살림도 하고 밥도 해주며 뒷바라지를 했다. 남편은 매월 토플과 GRE 시험을 치렀다. 끝이 없을 것 같던 막연한 준비의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과 함께 논문을 썼던 미국의 한 교수님 실험실로 박사 과정을 떠나게 되었다. 교수님이 입학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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