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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댁 in 미국 시골/디지털 노마드

내가 카카오 브런치를 그만 둔 이유 by 2년차 브런치 작가, 5년차 티스토리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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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고 : 이 글을 다음카카오가 싫어합니다.



저는 브런치가 처음 오픈했을 때, 바로 작가 신청을 해서 글을 썼었습니다. 블로그에는 주로 여행 정보에 대한 내용을 담았어서 저만의 감상이나 느낀 점을 정리하고 싶어 선택한 플랫폼이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꾸준히 글을 썼었는데, 어느 순간 글을 안쓰게 되었네요. 글을 안쓴 상태로 계속 브런치를 두고만 있다가 제가 이것저것 시도하는 플랫폼이 늘어나고 로그인해서 관리하는 게 귀찮아서 일단 브런치를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브런치에서 매거진으로 썼던 글을 티스토리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어 옮긴다는 아주 귀찮은 작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죠.


브런치는 정말 매력적인 플랫폼입니다. 한 번, 브런치의 장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긴 호흡의 글을 연재하기 좋다.

아무래도 블로그에는 이런 주제, 저런 주제가 섞이게 마련입니다. 맛집 내용, 친구 만나 수다 떤 내용, 여행 간 내용 등이 섞이며 전문성이 떨어지게 되죠. 브런치에서는 매거진을 발행해서 특정 주제에 대해 연재를 할 수 있습니다.


위클리 매거진이 있어, 기준이 되는 작가는 정식으로 연재도 가능하다.


2. 출간이 꿈인 사람들에게 좋은 실험 장소가 된다.

브런치의 목적은 작가가 되는 것입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며 내 글에 대한 반응을 실험하고, 출판사와 연계되어 출간을 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 됩니다.


P.O.D 출간 지원 : 일정한 글 수 이상을 채우면, 브런치에 쓴 글로 P.O.D 출간이 가능하다.

브런치 북프로젝트 : 출판사와 함께 브런치 작가 몇 명을 선발해 책을 출간해줌.


3. 카카오의 푸시를 받는다.

똑같은 글을 써도 다음 블로그, 티스토리에 쓰면 그냥 묻힙니다. 하지만 다음에서 브런치를 엄청나게 밀어주기 때문에 똑같은 글을 티스토리와 브런치에 썼을 때, 브런치에 쓴 글이 10배는 더 다음 서브메인이나 카카오스토리 채널에 소개됩니다.


너무 무리하게 브런치를 밀어주다보니, 별 시덥지 않은 개인 사색을 담은 글도 카카오스토리에 엄청 올려놓는데요. 그런 경우, 분노한 유저들이 해당 브런치 매거진에 가서 '제목과 내용이 다르다', '낚였다', '이런게 왜 메인에 올라와있냐'와 같은 악플을 남기기도 합니다.


4. 디자인이 예쁘다.

디자인이 정말 예뻐요. 정말 출판된 책같이 디자인이 예쁩니다. 글을 쓰고나면 너무 예뻐서 내가 대단한 글을 쓴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하죠 ^^


자, 그러면 이제 단점을 쓸 차례입니다. 제가 500명이 넘는 구독자가 있는 브런치를 일단 정리하게 된 이유들이기도 합니다.


1. 광고없는 청정한 블로그 시스템

브런치의 목적은 바로 광고없는 청정한 블로그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솔직히 네이버 블로그가 커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바로 바이럴 마케팅으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죠. 공동구매나 본인의 사업을 홍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블로그를 활용하였습니다. 요리 블로거 문성실씨의 경우, 공동구매로 버는 매출이 연 8억원 이라는군요. 파워블로거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블로거들이 체험단 형식으로 물품을 지원받으며 포스팅을 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네이버 블로그와 비교할 수 없지만, 어쨌든 양대 산맥 중 하나인 티스토리는 왜 사람들이 할까요? 바로 '애드센스' 때문이죠.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은 분들이 도전하고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브런치는요? 브런치 내에 광고를 못합니다. 사업 홍보도 못합니다. 그냥 순수하게 글만 쓰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블로거들이 돈을 벌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저처럼 자신만의 이야기를 남기고 싶은 경우도 있고, 육아하며 성장하는 아기의 모습을 담고 싶은 사람도 있구요.


하지만 브런치팀은 왜 UCC 열풍은 순식간에 사라졌는데, 유튜브가 등장하면서 이제 다시 너도나도 영상을 만들고 있는지 생각해봐야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로 크건 작건 돈이 되기 때문이죠!


2. 출간의 기회는 거의 없다.

사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목적은 바로 자신의 글을 출간하고 싶은 목적이 클 것입니다. 내 글의 반응을 온라인 상에서 실험하고, 반응이 좋을 경우 출판사와 연계되어 출간으로 이어지는 것이야 말로 브런치의 장점이죠.


근데 이 이야기는 정말 브런치 초창기 때의 이야기입니다. 2018년의 경우, 현재까지 1년 동안 작가들을 선정해 수상하고 출간해주는 '브런치북 프로젝트' 공지가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초기에는 연 1-2회 씩 꾸준하게 '브런치북 프로젝트'를 통해 브런치 작가들이 많이 출간을 했는데 말이죠. 그리고 여러 잡지사와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브런치 작가들이 잡지사에도 글을 올릴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도 있었는데, 초창기에만 반짝하고 점점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조금 회의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때 많은 작가들을 시상하는데요. 출간을 이어지는 상위권 수상자들은 누가봐도 납득이 될만한 내용을 연재하는 분들이셨어요. 이 분들의 책은 실제로 출판이 되었구요. 하지만 하위권 수상자들을 제가 한 명씩 다 들어가서 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많은 은상 수상자들이 구독자 0명에 발행글이 응모기준인 딱 15개만 썼고, 대부분의 글들이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개인적인 사색이 담긴 수필글들이더군요. 물론 글의 수준을 제가 평가할 수는 없지만, 애초에 '브런치 프로젝트' 수상 기준이 출판할 수 있는가가 기준이라고 본다면 대부분 현재 출판 시장을 고려하였을 때 출판할 수 없는 수준의 개인적인 사색 뿐이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혹시 제 기억에 오류가 있을까봐 수상자 발표 페이지를 찾아보았는데 못 찾겠더군요.


3. 네이버 검색에 불리하다.

이건 브런치 만의 단점은 아니고, 티스토리에도 해당되는 일입니다. 네이버 검색에서 원래 네이버 블로그가 훨씬 유리한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하지만 설상가상 네이버에서는 티스토리글을 블로그가 아니라 웹사이트에서 검색되어 보게끔 바꾸어놓았습니다. 이러다가 제 티스토리 글을 다시 몽땅 네이버로 옮겨가야하는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르겠네요. 다음 플랫폼에서 쓴 글들이 네이버 검색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이 마당에... 다음, 티스토리팀, 브런치팀들은 부디 일반 유저들의 의견과 생각을 제발 좀 듣고 수렴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티스토리 포럼에만 가도 다양한 블로거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브런치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애초에 네이버에 비해 홍보효과나 파급력이 너무 낮습니다. 또한 네이버에 브런치와 비슷한 서비스인 '포스트'가 있죠. 과연 작가는 어떤 방법을 선택할까요? 100% 포스트를 선택하거나, 포스트에 쓴 글을 브런치에 복사해 옮기는 방식으로 두 군데 다 연재하지, 브런치에만 글을 쓰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티스토리나 브런치 운영이 다음카카오 측에서는 큰 돈이 되지 않나봅니다. 유저 입장에서는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은 요구도 전혀 안들어주거든요. 운영비에 비해 수익이 되지 않아서 라고 밖에는 이해를 할 수가 없네요. 


제가 드리는 브런치팀에 드리는 제안은...  (정말 브런치팀에서 이 글을 볼까? 싶지만... 이 글을 다 읽어본다면 경고나 삭제를 당하는게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드네요ㅎㅎ)


(정말 돈이 안되서 고민이신거라면) 브런치에 광고를 다세요!


뭐 잡다한 광고 달면 그러니까, 브런치 메인에 가면 스타트업/그림.웹툰/육아/요리 이렇게 본인이 원하는 분야의 글만 모아 볼 수 있게 해놨는데 그 주제에 맞는 신간을 광고한다던지 말이에요. 그 정도의 도서 광고는 크게 브런치의 취지를 해치지 않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발 티스토리에서 카카오 프렌즈 이모티콘 좀 쓰게 해주세요!

어차피 무료로 배포되는 이모티콘, 다음 블로그나 티스토리에서 쉽게 쓰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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